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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지식/음식

[음식] 커피 | 로스팅 계획

by 브릭커 2024.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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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터는 커피를 투입하기 전에 많은 결정들을 해야 한다. 이 결정들은 용량(배치 크기), 로스터 구조, 다양한 커피콩의 특성에 따른 투입 온도, 초기 가스 세팅, 공기흐름을 고려해야 한다.

 

용량

 로스팅 계획 첫 단계는 로스터의 최적 용량 범위를 파악하는 것이다. 드럼 크기, 공기흐름 정도, 기재된 버너 출력을 고려해 어느 정도의 양을 로스팅하면 가장 맛이 잘 나올지를 판단한다. 로스터에 기재된 용량이 최적 용량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내 경험으로는 많은 로스터들이 표준 용량에서 50-70% 정도의 커피를 넣었을 대 가장 결과가 좋았다. 

 

 로스터 제조업체는 로스터의 용량을 과장해서 광고한다, 대다수의 로스터 구매자, 특히 소형 스페셜티 로스터 고객들은 기재된 수치에 영향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수치는 실제로 로스팅할 수 있는 최대 용량이라기보다 드럼에 집어넣을 수 있는 최대량에 더 가깝다. 기재 용량 이상으로 커피콩을 집어넣으면 커피콩이 제대로 섞이지 않거나 배기팬을 통해 로스터 밖으로 빨려 나가기도 한다. 

 

 다음 단계는 로스터의 표기 출력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 또한 상당히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온도 20도의 생두 1kg을 미디엄 로스트로 볶는 데는 1000-1500kJ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싱글패스 로스터는 효율성이 상당히 낮아서 버너 에너지 중 일부만이 커피콩으로 전달되고 나머지 대부분의 열은 연통과 로스팅 공간, 기타 부분에서 손실된다. 수십 가지 모델을 사용해 본 경험으로는, 싱글패스 로스터의 열효율은 10-15%에 불과하다. 즉 싱글패스 로스터는 커피콩에 전달되는 에너지의 7-10배를 먹는다. 

 

 그러므로 12kg급 로스터의 출력 에너지가 100,000BTU(105,506kJ)로 되어 있다면 최대 용량은 약 9kg으로 보는 것이 맞다. 몇 번 실험을 해 보면, 배치 용량이 이보다 크거나 적은 정도에서 맞아 들어갈 것이고, 커피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긴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일단은 9kg에서 시작하기를 권한다. 유동층 로스터는 싱글패스 드럼 로스터보다 효율이 낮고 반대로 재순환 로스터는 효율이 더 높다. 그러므로 각 버너 용량에 비례해 적합한 용량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재순환 로스터가ㅡ 효율성은 열의 재사용 비율에 비례해서 높아진다.

 

 로스팅 머신이 최저 204도 정도로 가스압을 맞추어 둘 수 잇는 것이라면 배치 용량에 있어 최소 하한선은 없다. 다만 실무적으로 몇 가지 난제가 있기 때문에 극소량(가용량 대비 25% 미만) 로스팅을 어렵게 만든다.

 

 극소량을 로스팅하려면 다음이 가능해야 한다.

  • 공기흐름을 줄여야 한다. 공기흐름이 과도하면 커피콩이 로스터 바깥으로 빨려나가 버린다. 특히 분당 드럼 회전수가 너무 빠를 경우 더욱 그러하다. 
  • 드럼 회전 속도를 늦출 수 있어야 한다. 표준RPM에서는 커피콩들이 드럼 내부에서 튀어 오르기 때문에 고른 로스팅이 되지 않는다. 또 커피콩이 배기 흐름에 휩쓸려 로스터 밖으로 빨려나갈 수 있다.
  • 로스터가 온도계를 보지 않고도 로스팅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기꺼이 그렇게 해야 한다. 용량이 너무 적으면 드럼 온도계가 커피콩 더미 속에 충분히 잠기지 않아 측정된 온도를 신뢰할 수 없거나 아예 무용지물이 된다.

 

공기흐름 세팅

 지금까지 수년간 써 왔던 방식은 담배 라이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로스팅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샘플러를 뽑아 구멍 가까이 라이터를 켠 후 불꽃이 기울어지는 방향을 확인한다. 불꽃이 구멍 쪽으로 기울었는지, 구멍 반대쪽으로 휘어져 나오는지 혹은 휘지 않고 수직 방향으로 서 있는지를 확인해서 불꽃이 약간 구멍 방향으로 기울어지도록 공기흐름을 조절한다. (공기흐름을 늘리면 불꽃이 구멍 쪽으로 보다 많이 기울어진다.) 불꽃이 구멍 쪽으로 휘지 않는다면 연소가스와 로스팅 부산물이 드럼으로부터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불꽃이 구멍 쪽으로 너무 많이 휘거나 너무 강하게 끌려들어 가다 꺼질 정도라면 공기흐름이 너무 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얇은 종이를 샘플러 구멍보다 크게 잘라 구멍에 가져다 대는 방법도 있다. 공기흐름이 알맞다면, 종이에서 손을 놓은 뒤에도 종이가 구멍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커피 로스팅에서 공기흐름은 초반부에는 보다 적게 후반부에는 보다 많게 세팅해야 한다. 커피콩에는 연기가 발생하고 채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공기흐름을 늘려야 한다. 로스팅 중 공기흐름이 늘어나면 대류를 통한 열전달도 늘어나므로 가능하다면 공기흐름량이 조금씩 많아지도록 한다. 한 번에 공기량을 많이 늘려 버리면 커피콩 온도 변화율을 완만하게 감소시킬 수 없게 된다.

 

 연료 인젝터 혹은 파워 버너를 갖춘 로스터는 효율적인 연료 연소를 위해 공기 대 연료비를 고정시켜 버려, 공기와 가스를 별도로 조정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상적인 로스팅이라면 가스 세팅은 처음에는 높였다가 이후 유지 또는 점차 내려가도록 해야 하고, 반대로 공기흐름은 로스팅이 진행될수록 높여 줘야 하기 때문에, 이런 구조의 로스팅 머신은 로스터를 매우 난감하게 만든다. 이런 파워 버너 로스팅 머신은 기종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은 없고 로스터들이 각각의 상황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처음 공기흐름은 어떻게 할지, 공기흐름을 바꿀 시기는 언제인지, 얼마만큼 바꿀지를 인지하고 나서 시간에 따른 공기흐름량을 계획한다. 매 로스팅 배치 사이에는 공기흐름을 저-중으로 맞추는 것이 좋다. 화력 낭비 없이 알맞은 공기 온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 대 연료비 맞추기

 화력 조절이 가능한 버너는 오랜지색 불줄기가 섞인 푸른빛 불꽃이 보이도록(오렌지빛은 공기 중 먼지로 인해 나타난다.) 조절한다. 불꽃이 약하고 노란빛이라면 공기가 부족해 불완전 연소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공기가 부족하면 매연과 일산화탄소가 더 많이 나오고 이산화탄소는 적게 발생한다. 불꽃이 화구에서 떨어져 나타나면서 망치 용접용 버너 같은 소리가 난다면 공기가 너무 많은 것이다. (로스터를 수 분 정도 가만히 두어 안정화시키고 난 다음, 배합비를 바꾸어야 할지 판단해야 한다.) 이상적인 공기-연료비는 대략 10:1이다. 다만 온도와 습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비율을 약간 높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입 온도

 투입 온도와 초기 가스 세팅은 로스트 프로파일 과정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너무 낮은 온도에서 투입하면 커피콩의 발현에 제약이 있는 데다가 초기 가스 세팅도 과하게 가해야 하므로 드럼이 과열될 수 있다. 너무 높은 오돈에서 투입할 경우는 커피콩이 타 버리거나 섬세한 향미를 만들 수 있는 요소들 일부가 사라져 버린다. 모든 로스팅 배치가 최적 프로파일을 따라 이루어지도록 하려면, 투입 온도와 초기 가스 세팅값의 균형점을 알고 투입 전의 로스터 운영법을 찾아야 한다. 투입 온도를 결정할 때는 로스터 설계, 생두 용량, 커피콩의 밀도, 크기, 생두의 가공 방식, 의도한 로스팅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로스터 설계

 투입 온도 결정을 위한 첫 단계는 사용하는 로스터의 구조를 아는 것이다. 불길이 드럼에 직접 닿는 로스터는 드럼이 간접적으로 가여로디는 로스터에 비해 드럼 주변 온도가 더 높다. 따라서 직접 가열식 드럼 로스터는 드럼 가열로 인해 커피콩이 그슬릴 위험성이 크므로 투입 온도에 한도를 두어야 한다.

 

 유동층 로스터는 드럼이 없고 열전도가 없으므로 투입 온도를 288도 이상으로 높게 설정할 수 있다. 간접 가열식 드럼 로스터와 천공 드럼 로스터는 투입 온도를 232-274도 정도로 한다. 고전 방식의 드럼 로스터는 드럼 두께와 재질, 싱글 드럼인가 더블 드럼인가에 따라 투입 온도가 다르다. 알맞은 온도는 193-227도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전 방식의 드럼 로스터는 드럼이 열을 저장해 주는데, 그 열에너지 양은 약 수만 킬로줄(kj)에 달한다. 이 에너지가 로스팅 초기 열전달을 도와주고 정상 투입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커피콩을 투입해도 그 차이 일부 또는 전부를 메꿔 준다. 로스팅 첫 수 분 동안 적절한 열전달은 커피콩의 내부 발현에 매우 중요하다.

 

생두 용량

 생두 투입량이 많을수록 로스터 내부 온도 또한 더 많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로스팅 작업 첫 1-2분 사이 열전달이 충분히 이루어지려면 생두 투입량이 많을수록 투입 온도도 높아야 한다.

 

커피콩의 밀도

 투입량이 같아도 밀도가 높은 커피는 중심부까지 열을 전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투입 온도를 높이면 큰 콩 속까지 열을 가하는데 도움이 된다. 밀도가 매우 높은 커피콩은 더 높은 온도에서 투입하는 것이 좋을 때가 많다.

 

커피콩의 크기

 커피콩이 크면 표면에서 중심부까지의 거리가 멀어져 열전달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투입 온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생두 가공 방식

 생두 가공 방식은 커피콩의 밀도와 발화 가능성, 그리고 많은 경우 수분 함량에 영향을 미친다. 생두 가공 방식은 상당히 복잡한 변수들과 관련이 있으므로 로스팅을 할 때는 각 가공 방식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대체로 수세식 커피는 내추럴 방식으로 가공한 커피에 비해 투입 온도를 높일 필요가 있으며, 높은 투입 온도에서도 더 잘 견딘다.

 

의도한 로스팅 시간

 투입 온도와 로스팅 시간은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 다른 모든 요소가 동일할 경우, 로스팅을 빨리 하려면 더 높은 온도에서 투입해야 한다. 빠른 로스팅에서는 커피콩의 충분한 발현을 위해 로스팅 초기에 온도 편차를 더 크게 할 필요가 있다. 투입 온도가 충분히 높지 않을 경우, 커피콩 내부의 발현이 지체된다. 마찬가지로, 로스팅을 천천히 하려면 보다 낮은 온도에서 투입해야 한다. 처음부터 투입 온도가 너무 높다면 로스팅 시간을 늘리기 위해 일부 시점에서 로스팅 진행을 과도하게 늦출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해 커피가 베이크드(Baked)해지거나 제대로 발현되지 못할 수 있다. 

 

 알맞은 투입 온도를 결정하기 위해, 앞에서 언급한 이 여섯 가지 변수(로스터 설계, 생두 투입 용량, 커피콩의 밀도, 크기, 생두 가공방식, 의도한 로스팅 시간)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배치 용량 30kg인 고전 방식의 드럼 로스터에서 밀도가 높고 크기가 큰 수세식 케냐AA 커피 25kg을 12분간 로스팅하면서 투입 온도를 221도로 하였다면, 밀도가 낮고 크기가 작은 내추럴 브라질 커피 20kg을 15분간 로스팅할 때는 투입 온도를 193도로 맞출 수 있다. 

 

 위 사례에서 드러나듯, 고전 방식의 드럼 로스터에서는 두 작업물 모두 투입 온도를 신중하게 잡아 주어야 하낟. 케냐 커피 작업물은 양도 많고 커피콩 크기도 크며 밀도가 높고 수세처리한 것인데 이런 요소들은 브라질 커피에 비해 더 높은 투입 온도를 요구한다. 다만 위 사례는 가설이고 실제로는 온도가 크게 다를 수 있음을 주의하기 바란다.

 

로스팅 시간 결정

 로스팅 업계에서 로스팅을 천천히 진행하면 커피콩 발현이 더 잘된다는 생각이 압도적인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지나치게 빠르게 로스팅하면 덜 발현된(underdeveloped) 커피가 만들어진다는 말은 맞지만, 로스팅을 천천히 진행한다고 해서 반드시 발현이 잘 된다고 할 수 없다. 최종 발현을 결정짓는 것은 로스팅 시간도 아니고 '발현 시간'도 아니다. 전체 로스팅 곡선의 형태가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

 

 로스팅 용량이 로스터의 실제 용량과 같거나 적은 경우, 다양한 로스팅 곡선과 로스팅 시간대에서 발현도 잘 되고 향미도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다. 각 로스터에서 나타나는 최적 로스팅 시간 범위를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다음과 같은 근사치를 추천한다.

 

추천 로스팅 시간
로스터 종류 분:초
고전 방식 드럼 로스터 10:00 - 16:00
간접 가열 방식 드럼 로스터, 천공 드럼 로스터 9:00 - 15:00
유동층 로스터 7:00 - 11:00

 

어떤 로스터에서건 용량이 적으면 알맞게 발현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 커피콩의 밀도, 크기, 새두의 수분 함량, 로스팅 정도 또한 최적 로스팅 시간에 영향을 미친다.

 

드럼 회전 속도

 로스터의 드럼 회전 속도(분당 회전수, RPM)는 드럼 내부 반지름과 배치 용량에 근거해 결정한다. 회전 속도가 알맞으면 콩 교반이 최적화되어 로스팅이 고르게 이루어지고 표면이 탈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나의 경험과 일부 로스팅 업체에서 비공식적으로 얻은 설문 내용을 바탕으로 분석해 보면, 표기된 용량 대비 60-80%의 양을 볶을 경우 다음과 같은 회전수가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권장 회전 속도 (분당 회전수)
표기된 로스터 용량 회전수
5 -12kg 52 - 54
15 - 22kg 50 - 52
30 - 45kg 48 - 50

 

 이들 회전 속도 수치는 일반적인 드럼 크기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회전 속도가 알맞으면 생두가 골고루 섞이고 로스팅되며 콩 표면이 탈 가능성도 적다.

 

 로스터는 드럼의 회전 속도를 맞출 때 다음과 같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 드럼 회전 속도가 높아지면 공기흐름과 대류를 통한 열전달이 약간 커진다.
  • 볶는 양이 적을 경우 회전 속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 드럼 회전 속도를 손쉽게 조정할 수 있다면 로스팅 중 점진적으로 수 RPM씩 회전수를 늘려보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렇게 하면 커피콩이 팽창하는 중에도 지속적을 고른 교반이 가능하다. (로스팅 중에 커피콩이 커진다는 것은 전체 부피가 커진다는 의미다.)

 

수분 함량, 밀도, 크기

 많은 로스터들은 시행착오를 통해 해로 입고된 생두를 제대로 볶는 방법에 대해 터득한다. 이렇게 새 커피에 맞게 로스팅 과정을 세팅하는 작업은 보통 수 일에서 수 주까지 걸린다. 이런 실험이 계속되는 동안 고객들은 불균일하고 품질이 떨어지는 커피를 접하게 된다.

 

 새로 들어오는 생두가 무엇이든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생두의 밀도, 크기, 수분 함량을 측정할 수 있다면 시행착오는 상당히 줄어든다. 위 세 가지 수치를 알면 로스팅 중에 열을 어떻게 줘야 할지 정할 수 있다. 이 수치를 로스팅에 있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에 대한 상세 내용은 본 책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다만 밀도, 크기 수분 함량이라는 이 세 가지 자료는 생두마다 모두 확인하고 이들 측정치와 로스팅 결과 사이의 관계를 살펴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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