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 있는 로스팅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면 결과물을 측정해야 한다. 새 배치마다 커피콩의 온도를 재고, 무게 감소량을 재야 하며, 굴절계를 써서 발현 정도를 살켜야 한다. 이 측정 기구들은 입수하기 쉽고 사용도 간편하다.이것들을 사용해야 한다. 예외는 없다.
커피콩 온도계에 대한 모든 것
커피콩의 온도를 재는 온도계는 로스팅 중 사용하는 도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측정도구다. 그런데 커피콩 온도계 수치는 항상 커피콩의 온도를 따라가는 것이고, 커피콩 더미 안에서 커피콩의 표면 온도 평균값을 근사치로 나타낼 뿐이다. 게다가 측정된 온도가 로스터마다 동일한 것도 아니다. 1차 크랙에서 나타나는 온도값이 로스터에 따라 11℃ 정도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 해도 둘 다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다.
온도계 고르기
RTD(Resistance Temperature Device)나 열전대(thermocuouple) 온도계를 사용한다. RTD는 온도가 달라지면 탐침봉 금속의 전기 저항이 달라진다는 원리에 기반하는 것으로, 정확도는 높지만 반응이 늦고 비싸며 열전대에 비해 약하다. 열전대는 탐침봉에 두 종류의 금속이 들어있는데 온도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전압을 측정해 온도를 잰다.
비용과 정확도, 반응성을 조합해 보면, 로스터에는 K형과 J형 열전대를 쓰는 것이 좋다. 또한 탐침봉의 반응성이 좋고 초소형이며 실용적인 sheath diameter 디자인(보호 덮개가 있는 것)을 권장한다. 탐침봉이 너무 가늘면 로스팅 도중 커피콩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대형 로스터의 경우에는 반응성이 늦은, 탐침봉이 굵은 것을 써야 한다. 대부분의 소형 로스터에는 3mm 지름이 적당하다.
온도계 설치하기
커피콩 쪽 온도계는 커피콩 더미에 깊이 들어가 가장 정확한 온도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온도계가 공기와 너무 많이 접촉하면 정확도가 떨어진다.
탐침봉은 드럼이 회전하며 만들어 내는 커피콩 더미의 중심부에 설치해야 한다. 로스터를 시계 앞면으로 생각하고 드럼이 시계방향으로 돌아간다고 가정하면, 그 중심점은 대개 7-8시 사이(7시에 가깝게), 내부 벽면에서 대략 3-4인치(7-10cm) 안쪽 지점이다. 드럼이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면 4-5시 사이가 될 것이다.
탐침봉은 지름 대비 최소 6-10배 깊이까지 들어가야 한다. 드럼 날개에 부딪혀서 탐침봉을 똑바로 꽂기 어렵다면, 탐침봉을 구부려 볼 수도 있다. (물론 구부러지는 제품이어야 한다.) 다만 절대 손상되지 않도록 한다. 탐침봉을 드럼의 회전 방향으로 구부려 주면 온도계 마모가 덜하다.
무게 감소
커피콩의 색상과 최종 온도는 배전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지만 이 지표들이 커피콩의 내부 발현 정도를 정확하게 보여주지는 못한다. 표면만이 아닌 커피콩 전체의 발현 정도를 알려면 각 배치별로 무게 감소 비율을 계산하는 것이 좋다.
무게 감소를 측정하려면 로스팅 전후의 커피콩 무게를 재야 한다. 되도록이면 0.01lb 또는 5g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저울을 쓰는 것이 좋다. 전후의 무게 차이가 무게 감소량이고 이 감소량을 생두의 무게로 나누면 무게 감소비가 나온다.
무게 감소비 계산식 | ||
생두 무게 - 원두 무게 | = | 무게 감소비 (%) |
생두 무게 |
무게 감소비를 알면 로스터가 로스팅 중 커피콩의 최심부까지 제대로 열을 집어넣었는지 판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두 색상은 가은데 첫 번째 배치는 무게 감소가 15.0%이고 두 번째 배치는 14.5%였다면, 첫 번째 배치가 발현이 더 잘 된 것이다. 매 배치마다 색상을 동일하게 로스팅한다고 가정하면, 무게 감소 측정으로 로스팅 발현 여부에 대한 유용하고 즉각적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커피콩 종류가 다르다면 무게 감소 비율만 가지고 비교하면 안 된다. 초기 수분 함량은 물론, 그 외 요소들도 다르기 때문이다. 생두 종류가 같아도 각 배치간 수분 함량이 달라지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11월 초에 케냐 커피가 새로 입고되었을 때 무게 감소비는 14.8%였고, 포대에 든 채 한 달을 더 저장한 뒤 12월 중순에 마지막 배치를 볶았다면, 동일 로스팅 프로파일을 적용했다 해도 이 배치의 무게 감소는 14.0%에 불과할 수도 있다. 어째서냐고? 겨울철에는 춥고 건조한 대기로 인해 보관 중 생두 수분이 빠지기 때문이다.
배전도 측정
커피의 배전도 측정 기기는 종류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측정 접시에 원두 샘플을 담아 기기에 집어넣으면 배전도를 수치로 보여준다. 그 다음, 샘플을 분쇄해 다시 수치를 읽는다. 원두 상태에서의 수치와 원두를 분쇄했을 때 측정한 수치가 서로 다르다면 그것은 "분산" 정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분산 폭이 좁을수록 원두가 더 윤일하게 볶아졌다는 뜻이다.
경험상으로, 일부 기기에서는 샘플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값이 달리 나온다. 예전에 기기를 다루어 본 경험이 있는 로스터 두 명이 같은 배치에서 샘플을 꺼내 같은 기기에서 측정했는데도 값이 다르게 나온 적이 몇 번 있다. 즉, 분쇄 크기라든가 샘플 표면의 고른 정도 차이가 배전도 수치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요인이 이런 편차들을 가져오는지 모두 다 알 수는 없다. 다만, 경험자들 사이에서도 값이 뒤죽박죽이라면 기계의 신뢰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불안정한 수치, 기기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 측정을 위해 소비되는 커피가루 등을 감안하면, 최종 배출 온도와 외관(색상과 외부 모습) 및 무게 감소 수치를 보고 배전도를 측정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굴절계를 사용한 발현 여부 확인
특정 커피의 추출 능력은 로스팅 발현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발현이 불충분하면 커피콩의 용해도와 추출은 제한된다. 예를 들어, 똑같은 커피 두 배치를 동일한 색상으로 로스팅한 뒤, 동일한 추출 조건(온도, 시간, 사용한 커피 무게, 추출된 샷 무게 등)으로 각각 에스프레서를 뽑았다고 가정해 보자. 첫 번째 배치는 추출 수율이 19%로 일정하게 나오는데 비해 두 번째 배치는 수율이 16.5%로 나온다면, 첫 번째 배치가 두 번째 배치보다 커피콩의 발현이 더 잘 된 것이다. 이렇게 로스팅 발현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데 굴절계를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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