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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지식/음식

[음식] 커피 | 커핑

by 브릭커 2024.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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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의 René Porter

 

 커핑(커피 음료의 관능 평가)은 체계적이면서 오느 정도 표준화된 커피 평가 방법이다. 커핑은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지 않고 재연하기 쉬우며, 그라인더와 뜨거운 물만 있으면 에티오피아 농부건 뉴욕 바리스타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커퍼(커핑하는 사람)는 여러 샘플들을 소량 추출해 단시간 안에 서로 비교한다.

 

커핑 방법

 아래 내용은 표준 커핑 절차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세부 내용 일부는 바꿀 수 있겠지만, 어떤 추출 방법을 쓰건 각각의 샘플은 개별적으로 다뤄야 한다.

 

준비물 : 뜨거운 물을 담은 주전다, 175-300ml 용량의 커핑용 사발 또는 유리잔, 커핑용 스푼, 커피를 뱉을 컵, 커핑을 기록할 메모지, 타이머, 그라인더, 그램 단위를 잴 수 있는 저울, 스푼을 헹구기 위한 컵 몇 개

 

  • 필요량보다 여유 있게 물을 준비해 주전자에 끓인다. 
  • 5-6종씩 커핑한다. 세션당 샘플 수는 이 이상으로 늘리지 않는 것이 좋다.
  • 커피 10.0g을 분쇄해 용량이 235-295ml 정도 되는 입이 넓은 잔에 담는다. 분쇄 크기는 중간-가늘게 정도로 일반적인 핸드 드립용 분쇄 크기이다. 목표한 추출 수율에 도달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굴절계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 각 샘플이 가루 향을 확인한다. 휘발성이 가장 높은 향들, 즉 끓는점이 가장 낮은 향아 dry aroma를 구성한다. 이 향의 강도는 로스팅 및 그라인딩의 신선도를 나타낸다.
  • 물이 끓으면 주전다 뚜껑을 열고 96℃ 정도로 식힌 다음 물을 붓는다.
  • 저울로 첫 번째 잔 무게를 잰다.
  • 타이머 시작 스위치를 누른다.
  • 물 170g을 컵의 커피가루가 잘 섞이도록 붓는다. (작은 잔을 사용할 때는 커피가루 7g에 물 120g을 붓는다.)
  • 잔 수면에 가까이 코를 대고 향을 맡는다. 이때 커피가 지닌 대부분의 향이 나타나니 놓치지 말아야 한다. 
  • 재빨리 다른 잔에도 물을 부은 다음 잠시 기다렸다가 각각의 향을 맡는다.
  • 4분이 지나면 물을 부은 순서에 따라 잔마다 커피가루 표면을 가볍게 저어 "덮고 있는 것들을 깨뜨려" 준다. 커핑 스푼을 반쯤 담근 다음, 스푼으로 뭉친 것을 잘 저어 주면서 코를 수면 가까이 갖다 대어서는, 깨뜨릴 때 나오는 향을 맡는다.
  • 커피가루 표면을 저어 주면서 천천히 그리고 깊이 향을 들이마신다. 이런 방법으로 향을 맡는 것이 짧은 호흡으로 맡는 것보다 아로마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맡은 향을 기록한다.
  • 커피가루 표면을 모두 저어 준 후에는 표면에 떠 있는 가루, 거품, 기름을 걷어낸다. 스푼 두 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관능 검사는 9분째에 시작한다. 커핑스푼을 수면 바로 아래까지 넣어 커피를 담은 후 입술로 가져가 힘차게 빨아들여 커피가 입안 전체에 퍼지게 한다. (커피가 더 좀 더 식기를 기다리는 커퍼가 많은데 가능한 가장 높은 온도에서 맛보기를 권한다. 그래도 시작한 지 9분은 지나야 한다. 여러 온도 시점에서 커피를 맛보는 것이 좋다.)
  • 커피의 향, 입안의 느낌, 향미 및 다른 느낌들에 집중하고 기록한다.
  • 커피를 뱉는다. 맛봐야 하는 커피 종류가 많지 않다면 때로는 한두 스푼 삼켜볼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비후 후각(뒤쪽에서 넘어오는 향의 느낌)이 커지고 입안 깊은 곳에 있는 미뢰까지 커피를 감지할 수 있다.
  • 다음 커피로 이동해 마찬가지로 빨아들이고 뱉어내면서 모든 느낌을 충분히 인식한다. 매번 빨아들일 때마다 입을 헹굴 필요는 없지만, 몇 분 주기로 입을 물로 헹구면 미뢰가 다시 회복되고 입안 감각의 피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 커핑하는 동안 자세하게 기록한다.
  • 몇 분 정도 지나 커피가 미지근해지면 다시 커핑을 시작한다.
  • 약15-30분 지나 커피 온도가 실온까지 떨어진 뒤 다시 커핑한다. 커피가 식은 뒤 보다 많은 정보가 드러남을 알 수 있다.

 

커핑에 관하여 권장할 것들

 가능하다면 로스팅을 한 다음날 커핑하는 것이 좋다. 커핑은 커퍼가 어떤 커피를 맛볼지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한다(블라인드 커핑). 이를 위해서 물을 붓기 전 커피잔 바닥에 표식을 하거나 커핑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 컵을 배열한다. 블라인드 커핑만이 커피를 공평하게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게다가 블라인드 커핑은 커핑 실력을 쌓고 증진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커핑에서 모든 커피 샘플들을 똑같이 다뤄야 한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규칙이다. 즉 모든 커피는 동일한 분쇄 조건에 같은 무게를 담아 같은 양의 물을 부어야 하고 우려 내는 시간 등이 같아야 한다. 커핑 준비 과정이 완벽해야 커핑에서 느꼈던 차이들이 인위적인 변수 때문이 아니라 샘플 자체의 성분 차이 때문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단지 물을 조금 더 많이 넣었다는 것만으로도(이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각 텁의 무게를 재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추출 정도와 그로 인한 향미 및 바디 차이가 뚜렷이 나타날 수 있다.

 

 분쇄 정도나 생두 품종, 로스팅 프로파일, 추출 온도 등 여러 변수들 가운데 한 가지에 변화를 주었을 때 맛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커핑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음료에서 나타난 차이가 오직 그 한 가지 변수뿐이라면, 그 커핑은 의미 있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커핑 추출 수율을 일반적인 음료 추출고 ㅏ맞추고자 할 경우 굴절계를 쓸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에스프레소와 드립 추출한 음료로 20% 추출 수율을 사용한다면, 커핑 또한 추출 수율을 20%로 맞추어야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원하는 추출 수율보다 조금 농도를 낮춰 커핑하는 것이 좋다. 농도가 1.15-1.35% 정도일 경우, 바디는 보다 정확히 감지할 수 있지만, 고급 향미를 선명하게 느끼려면 희석하는 것이 낫다. 여러 전문가들은 보다 진하게 마시길 좋아하지만 농도가 높아질수록 커피의 미묘한 향미를 감지하기 어려워진다. 나에게 커핑은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작업이라기보다는 커피 분석 능력을 최적화 하는 작업이다.

 

커핑의 단계들

 커핑의 각 단계들은 샘플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한다. 모든 단계들을 최대한 활용해 커피가 가진 정보를 최대한 얻어내도록 한다. 

 

건조 상태의 향기(Dry Aroma-fragrance)

 적시지 않은 상태의 커피가루에서 나는 향으로 해당 샘플이 너무 많이 로스팅되엇는지, 로스팅 중 공기흐름이 충분치 않았는지를 판별할 수 있다. 이 프래그런스에서는 커피의 화사한 향미와 과일 느낌을 느낄 수 있고, 묵은 느낌, 발효, 덜 익은 체리의 느낌 등이 감지된다. 

 

아로마(Wet Aroma)

 물이 커피가루에 닿자마자 가능한 빨리 향을 맡는 것이 좋다. 향미 방출은 온도와 관련이 있는데, 가장 온도가 높을 때 방출하는 향 또한 가장 많다. 그리고 커피가 충분히 발현되지 않았다면 이 순간이 그것을 판별하기에 가장 좋은 기회다. 이때 느껴지는 향기가 짭짤하거나 풋내가 난다면 발현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뜨거울 때 맛본다

 커피를 빨아들일 때 예의범절은 버려야 한다. 커핑에서는 큰 소리로 빨아들이는 것이 최고다. (예전 어떤 공개 커핑 행사에 커핑 전문가가 아닌 양 참석한 적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빨아들이는 바람에 신분이 들통난 적이 있다.) 커피를 입안으로 힘차게 빨아 들이면 커피가 분무되면서 코까지 전달되는 아로마의 양과 속도가 증가해서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커피를 머금은 상태에서도 코로 느끼는 감각은 상당하다. 혀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쓴맛, 신맛, 단맛, 짠맛, 우마미(감칠맛) 다섯 가지뿐이지만 코는 수십억 분의 일 정도의 낮은 농도로 분포하는 향미조차도 수천 가지씩 구분해 낼 수 있다. 커피는 종류마다 수백 가지 휘발성 향미 성분으로 이루어진 고유한 향미 체계를 갖추고 있다. 비슷해 보이는 커피라도 커퍼가 들이마셔 구분해 낼 수 있다. 비슷해 보이는 커피라도 커퍼가 들이마셔 구분해 낼 수 있는 것은 이런 특유의 향미 조합 때문이다. 혀로 맛보는 미각이 아니라, 뒤쪽에서부터 올라오는 후각이 커핑에서의 주된 감각을 이룬다.

 

식었을 때 맛본다

 커피는 식었을 때보다 뜨거울 때 더 신맛이 난다. 뜨거울 때 커핑하면 산미, 화사함, 단맛, 밸런스 등을 잘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신맛은 마치 안개처럼 여러 미묘한 느낌들을 가려 버린다. 커피가 식어 산미가 줄어들면, 다른 품질 요소, 특히 생두의 결점이라든가 로스팅에 의한 영향이 보다 명료하게 나타난다.

 

커핑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

 이 책은 로스팅에 관한 것이지 생두 평가에 관한 책은 아니다. 생두 분석에 관한 논의는 이 글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잘 아는 분야도 아니다. 여기서는 로스팅 프로파일 상의 요소들이 커핑 테이블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에만 집중할 것이다. 이를 위해 커퍼에게 요구되는 것은 생두의 고유 성향을 나타내는 음료 특성과 로스팅 곡선상의 인위적 변수에 의한 특성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폭넓은 경험과 함께 숙련된 로스터에게 교육을 받아야 한다.

 

 커피 음료의 모든 향미는 결국 커피의 생두 화학과 로스팅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실용적인 목적에서 보다 큰 영향을 주는 일부 음료 속성을 따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커피가 짭짤하거나 풋내가 나고, 베이크드하거나 타고 매캐한 느낌이 난다면 이는 로스팅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로스팅은 또한 신맛, 단맛, 카라멜, 쓴단맛 사이의 균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다른 한편으로, 생두 고유의 특성 때문에 라즈베리, 라벤더, 흙내와 같은 특유의 향미가 나타날 수 있다.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로스팅을 약하게 하면 커피콩 고유의 특성을 보다 많이 확인할 수 있다.

 

 다음 표는 로스팅이 잘못되었을 경우 나타나는 일반적인 음료 특성과 그 개선 방법을 나타낸 것이다. 

 

 커퍼마다 품질 표현에 사용하는 용어가 다를 수 있기에, 위에서 언급한 향미 표현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이 표를 참고해 권장하는 대로 실험한다면 더 큰 의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표에서 나타난 권장사항은 다음고 같이 활용하길 바란다. 약하게 로스팅한 케냐 커피를 커핑하는데, 맛에서 레몬, 블루베리, 풋내, 종이 느낌, 매캐함이 느껴졌고 원하는 정도에 비해 신맛이 약간 더 많았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나는 레몬, 블루베리는 커피 고유의 특성으로, 풋내, 종이 느낌, 매캐함은 로스팅 특성으로 구분할 것이다. 풋내는 향미를 조금 더 발현시킬 여지가 있었다는 것이고, 나아가 조금 더 발현시킬 경우 과도한 산미도 줄어들 것이다. 매캐하다는 것은 공기흐름이 좀 더 세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종이 느낌은 온도 상승률 곡선이 수평으로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위에서 나타난 로스팅 문제 해결법으로는 다음과 같이 할 것을 권장한다.

  • 커피콩 발현을 위해서 더 높은 온도에서 투입하고 초기 화력 공급을 높인다.
  • 매캐함을 없애려면 특히 로스팅 후반 1/3 부분에서 공기흐름량을 높인다.
  • 온도 상승률 곡선이 완만하게 내려가고 베이크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스 세팅을 바꾼다.
향미 의미하는 것 적절한 대처법
짭짤함
Savory, brothy
발현이 많이 덜 되었음 더 뜨거운 상태에서 투입하거나 로스팅 첫 수 분 동안 가스 공급량을 늘려 로스팅 곡선의 초기 단계 경사도를 크게 높여 준다. 전체 과정 중 80%선 이저네 1차 크랙이 오도록 한다.
풋내
Grassy
발현이 약간 덜 되었음 로스팅 곡선의 초기 단계 경사도를 약간 높여 준다. 전체 과정 중 80% 선 이전에 1차 크랙이 오도록 한다.
시큼함
Sour, underripe fruit
커피콩 내부가 발현은 되었지만 너무 약하게 발현되었음 로스팅 곡선의 초기 단계 경사도를 살짝 높여 주거나 배전도를 살짝 높여 줘야 하는 상황이다. 
종이, 지푸라기
Paper, cardboard, straw
베이크드 로스팅 진행이 매끄럽게 흘러가도록 한다. 온도 상승률 곡선이 평행하게 가거나 심지어는 떨어지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매캐함
Smoky
(다크로스트가 아닌 경우)
로스팅 후반부 공기흐름이 불충분함 특히 전체 로스팅 과정의 후반 1/3 부분에서 공기흐름을 늘린다.
눅눅한 곡물
Soggy cereal
공기흐름이 불충분했거나 온도 상승률 곡선이 꺾인 상태 로스팅의 처음과 중간 단계에서 공기흐름을 확인한다. 공기흐름이 적절하다면 온도상승곡선을 보다 매끄럽게 만들어 준다. 가스 공급량이 안정적이도록, 출렁거리지 않도록 한다. (압력계가 필요)
그슬림
Char
드럼이 과열되어 탔음 로스팅을 보다 천천히 진행한다. 또한 가스압 최고치를 내리고, 그것에 맞추어 로스팅 곡선을 만든다.
매우 쓰고, 자극적, 매케함
Bile, tangy, smoky
공기흐름이 불충분함 공기흐름을 높인다. (경험적으로 이런 향미 표현은 재순환 로스터에서, 그리고 배전도가 낮은 공기흐름이 매우 약한 상황에서 자주 나타난다. 배전도가 강해지면 이런 향미가 smoky로 변한다.)
쓴단맛
Bittersweet
약간 과하게 로스팅됨 이 맛을 의도했다면 상관 없다. 원하지 않았다면 보다 약하게 로스팅한다.
톡 쏨
acrid
명백히 과하게 로스팅됨 보다 약하게 노르싵ㅇ한다. 로스팅 후반부에 공기흐름이 적절한지도 확인한다.
탄화됨
Carbonized
말도 안될 정도로 과하게 로스팅됨 훨씬 더 약하게 로스팅한다. 맛 감별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어쩌면, 로스팅이 적성에 안 맞는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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