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상태의 커피는 진한 녹색의 씨앗으로 여러 가지 종류의 탄수화물이 절반, 물과 단백질, 지질, 산, 알칼로이드가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커피를 맛있게 로스팅하기 위해 로스터가 반드시 생두 화학을 자세히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생두의 구성 요소와 특징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정리했다.
구조
원재료 상태의 커피는 3차원 셀룰로스라는 다당류 구조를 이루며, 내부에 100만 여개의 세포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 셀룰로스 띠를 수백 가지 화학 성분이 뒤덮고 있는데, 로스팅 공정은 이것들을 기름 성분과 수용성 물질로 바꾸는 것이다. 이 두 성분이 커피 음료의 향미를 결정짓는다. 생두의 셀룰로스 구조는 자체 건조 무게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셀룰로스 자체는 향미를 거의 내지 못하지만, 일부 휘발성 물질을 가두어 향을 만들어 주며, 커피 음료의 점성을 더해 바디감을 높여 준다.
당
수크로스(sucrose)가 주성분인 당은 생두 건조 무게비 6-9%를 차지하며 음료의 단맛을 낸다. 수크로스는 신맛 발현에도 기여하는데, 이는 로스팅 공정 동안 수크로스가 카라멜화되면서 아세트산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지질
지질의 주성분은 트리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로서 생두 건조 무게비 16% 정도를 차지한다. 지질 자체는 물에 녹지 않지만, 커피 음료에는 지질이 일부 들어 있다. 이는 특히 추출방식에 별도의 거름 과정이 거의 없고나(커핑), 투과성이 좋은 필터를 쓸 경우(에스프레소, 프렌치 프레스, 금속 필터나 천 필터를 사용한 드립) 그러하다. 커피 음료에서 지질은 향을 유지시켜 주고 커피의 마우스필(mouthfeel)에 기여한다. 지질 함량이 높은 생두는 대개 품질이 좋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품질 유지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산화가 빨라서 원두 보관 중에 산패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단백질
단백질과 자유 아미노산은 생두 건조 무게비 10-13%를 차지한다. 생두의 아미노산과 환원당(reducing sugar)은 로스팅 과정 중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라 알려져 있는 비효소 갈변 반응으로 상호 작용한다. 이로부터 글리코실아민(glycosylamine)과 멜라노이딘(melanoidin)이 생산되는데, 이들은 커피의 씁쓸한 단맛(bittersweet), 갈색 색상, 볶은 향, 고기향, 구운 향을 내는 데 기여한다.
알칼로이드 : 카페인, 트리고넬린
두 가지 알칼로이드인 카페인과 트리고넬린은 각각 생두 건조 무게비 1%를 차지하며, 음료의 쓴맛을 내고 신체에 흥분 작용을 일으킨다. 커피나무는 해충에 대한 방어 기제로 카페인을 생성하는데, 이런 점에서 고지대 커피나무는 해충의 공격 위험이 적은 만큼 카페인 함량이 낮을 것으로 추측된다.
트리고넬린은 아마도 커피의 쓴맛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로스팅 중에 많은 향 성분을 만들어 내면서 피리딘(pyridine)과 니코틴산(nicotinic acid)으로 분해된다. 니코틴산은 나이아신(niacin), 즉 비타민 B3로도 알려져 있는데, 로스팅 정도에 따라 커피 음료 7온스(200g)에 20-80ml 들어 있다. 커피의 충치 예방 효과는 바로 이 성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분함량
이상적인 생두 수분 함량은 무게비 10.5%-11.%이다. 수분 함량이 너무 낮으면 커피콩의 색상이 쉽게 바래고 음료에서 건초(hay, straw)향이 올라온다. 수분이 적은 커피는 빨리 볶아지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가열해야 한다. 수분 함량이 12%보다 더 높으면 곰팡이가 필 가능성이 높고 젖은 풀내가 날 수 있다. 수분은 커피콩 내부로 열이 전달되는 속도를 느리게 하고 기화에 필요한 추가 열량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수분이 굉장히 많은 커피콩을 볶을 때는 시간 연장과 로스팅 화력의 조절을 통한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이다.
유기산
유기산(organic acid)의 주성분은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 CGA)으로서, 생두 건주 무게비 7-10%를 차지한다. 클로로겐산은 커피의 산미와 시큼한 맛, 떫은맛, 쓴맛에 모두 영향을 준다. 로부트타 커피는 클로로겐산 함량이 많고, 이것이 로부스타가 더 쓴 이유이다. 클로로겐산은 커피콩에도,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도 항산화 효과를 준다. 기타 유기산으로는 시트르산(citric acid), 퀸산(quinic acid), 카페인산(caffeic acid), 말산(malic acid), 아세트산(aceric acid), 포름산(formic acid)이 있다.
가스와 향 성분
휘발성 향 성분이 커피 향을 만든다. 생두에는 휘발성 물질이 200종 이상 존재하지만 이들은 향이 거의 없다. 커피의 향 성분 대부분은 로스팅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현재까지 원두에서 확인된 향 성분은 800종이 넘는다고 한다.
'유용한 지식 >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식] 커피 | 커피 로스팅 중 열전달 (0) | 2024.05.16 |
---|---|
[음식] 커피 | 로스팅 화학 (1) | 2024.05.16 |
[음식] 커피 | 로스팅 중 물리적 변화 (0) | 2024.05.15 |
[음식] 커피 | 생두 가공과 저장 (0) | 2024.05.15 |
[음식] 커피 | 로스팅은 왜 할까 (1) | 2024.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