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두 가공 과정은 음료 품질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커피콩을 볶는 방법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공이 끝난 생두를 로스팅할 때까지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유지하려면, 포장과 보관 조건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주요 가공법
스페셜티 커피의 주요 가공법으로 수세식, 건식, 펄프트 내추럴(pulped natural)이 있다.
수세식 (Wet / Washed)
- 펄핑(pulping) 작업으로 열매 껍질을 벗겨낸다.
- 발효하거나 기계를 사용해 붙어 있는 점액질 층을 제거한다.
- 커피콩을 씻어 점액질을 제거한다.
- 파치먼트에 싸여 있는 상태로 커피콩을 말린다. 기계를 사용하면 1-2일, 자연건조시에는 3-16일 걸린다.
건식 (Dry / Natural)
내추럴 또는 건식법으로 불리는 이 방식에서는 커피열매가 어느 정도 혹은 완전히 마른 뒤에 수확해서 껍질을 깐다. 또 다른 방법으로 익은 열매를 수확해 말린 뒤 껍질을 제거하기도 한다.
펄프드 내추럴 (Pulped Natural)
펄프드 내추럴 방식에서는 열매의 과육만 제거하고 점액질이 붙어 있는 상태로 말린다. 종래 방식을 사용한 건식 커피보다 음료가 더 달콤하고 클린컵이 좋게 나온다.
수세식 커피는 건식 커피보다 깔끔하고 산미가 더 높으며 일관성이 좋아서 일반적으로 평판이 좋다. 수세식 커피는 밀도가 더 높아서 더 강하게 로스팅해야 한다. 건식은 가공에 수 주일씩 걸리기도 하는데, 수세식 커피에 비해 산미는 적고 바디는 묵직하며 흙내음(earthy)이 좀 더 많다. 건식은 수세식에 비해 물이 훨씬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물이 부족한 재배지에서 많이 활용한다. 건식 커피는 로스팅 중 더 쉽게 타버리기 때문에 투입 온도와 가스 세팅을 낮출 필요가 있다.
생두 보관
얼마 전까지 모든 커피는 마대 자루에 담아 컨테이너로 운송했는데 보통 가공 뒤 수 개월 뒤에야 로스터에게 도착했다. 산지에서 커핑하고, '선적 전 샘플'을 커핑할 때까지는 정상이었던 생두가 열악한 보관과 운송을 거쳐 로스터와 수입업자들에게 도착했을 때는 형편없이 품질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지난 십 수년 사이, 품질을 중시하는 일부 로스터들이 생두 포장과 운송법에서 혁신을 몰고 왔다. 지금은 많은 로스터들이 생산자로부터 직접 커피를 사들이고 커핑 정보와 생두 등급 정보를 생산자와 공유하며, 신선도와 품질을 보존하도록 설계한 포장법을 써서 신속하게 운송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포장법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스페셜티 커피에 지불하는 프리미엄이 날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다음은 주요 포장법들이다.
마대
생두 포장과 운송에 가장 만ㅇ히 사용하는 포장으로 가장 저렴하다. 재사용할 수 있고 가격이 싸며, 다루는 데 필요한 기술 수준이나 장비는 건조장이나 수출업장 일반기준 정도면 충분하다. 그러나 마대는 수분이나 냄새를 막지 못하기 때문에 운송과 보관 중 커피가 해를 입기 쉽다.
진공 포장
생두 포장용으로 가장 적합하다. 진공 포장은 수분, 냄새, 산소를 차단해 생두의 호흡을 크게 줄임으로써 생두의 노화를 막는다. 진공 포장 작업 전에는 보관 중 곰팡이 발생을 막기 위해 생두의 수분 활성도를 곰꼼히 측정해야 한다. 진공 포장 비용은 1파운드 당 0.15-0.25달러 정도로 매우 높다. 또한 특수한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고 선적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비용과 위험이 따른다.
그레인프로(GrainPro) 및 기타 밀폐식 포장
수분과 냄새를 막아 주며 진공 포장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사용하기 편하다. 그레인프로의 생두 보존 기간은 마대에 비해서 훨씬 길지만 진공 포장에 비해서는 절반 정도다. 비용은 파운드당 0.05-0.1달러다. 품질을 중시하는 로스터에게는 보통 그레인프로가 가장 훌륭하면서 실용적인 선택지이다. 진공 포장과 마찬가지로 그레인프로 또한 곰팡이와 기타 미생물 발생을 막기 위해 포장 전 수분 활성도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동
말 그대로 커피를 진공 포장한 상태에서 0도 이하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으로 커피 향미는 수 년 동안 관벽하게 보존된다. 어떤 로스터들은 일부 고급 커피를 냉동해서 '빈티지' 개념으로 공급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런 커피들에 대한 소비 수요는 많지 않다. 5년 묵은 커피가 지난 달 도착한 커피만큼이나 맛이 좋을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냉동은 돈이 많이 들고, 논쟁의 여지는 있겠지만 자원 낭비이다. 다만 무더운 기후에서라면 대안으로 생각해 볼 만하다. 대부분의 생두는 아주 높은 온도에서 보관할 경우 며칠 만에도 상하기 때문이다.
어떤 포장 방식을 택하든, 로스터는 창고 저장 조건을 연중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너무 덥거나 습한 곳, 지면에서 너무 높이 떨어져 공기 온도가 높은 곳, 뜨거운 로스팅 머신 가까운 곳에 보관하는 경우 생두 품질은 빨리 떨어진다.
수분 활성도와 수분 함량
수분 활성도(Aw)는 커피콩이나 여타 음식물에서 물과 고형 물질 사이의 결합 강도를 측정하는 단위이다. 수분 활성도 수치는 수분이 얼마나 쉽게 커피콩 안팎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를 알려 준다. 이는 곧 보관 중인 커피콩이 어떻게 외부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지, 보관 중 얼마나 빨리 커피콩의 품질이 떨어지는지를 알려준다.
수분 활성도는 수분 함량과는 다르다. 수분 함량은 생두 속 물의 무게비(%)로 나타낸다. 수분 활성도와 수분 함량은 비례 관계지만 수분 함량이 12%를 넘어서면 상관성이 떨어진다. 두 지표 모두 음료 품질뿐만 아니라 보관 중 생두의 품질 하락 및 미생물 증식에 영향을 미친다.
공식적인 연구 결과는 아니지만 몇몇 사람들이 얻은 비공식적인 데이터에 따르면, 최적 수분 활성도는 0.53-0.59이다. 수분 함량에 대해서는 자료가 더 많다. 경험들에 따르면 수분 함량이 10.5-11.5%인 생두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이 정도 수분 함량을 가진 커피를 20-22도 정도의 온도와 45-50%의 습도를 유지하는 환경에서 보존하는 것이 품질 유지에는 최적이다. 밀봉 포장된 커피콩들은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면 더 좋겠지만 로스팅 전 며칠 전까지는 실온화해야 한다.
제철
로스터들은 '제철' 커피만을 공급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것도 그렇겠지만 커피 산업에서는 제철에 대한 합의된 개념이 없다. 어떤 사람들은 가장 최근 수확이면 제철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수확 뒤 임의로 정해 놓은 기간을 제철이라 본다.
커피 전문 바이어 라이언 브라운은 "제철을 신경 쓰는 이유는 음료 품질 때문이다. 음료가 생동감 있고 견고한 산미를 보여주며 묵었다는 느낌(종이맛, 커피포대 맛 bagginess, 떫은 맛 dryness, 유기물 손실 등)이 나지 않는다면 제철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말은 의미가 복잡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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